네이버 광고 수익 배분 모델의 승자는 네이버

[주석] 이 포스팅은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글입니다. 참고로 저는 네이버를 좋아합니다

네이버 전재료 광고 수익 배분 모델을 시작한지 1주년입니다

네이버 광고 수익 배분 모델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네이버 광고 수익 배분 모델의 궁극적인 승자가 네이버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정리합니다

네이버 광고 수익 배분 모델이란 무엇인가

한국의 대표 포털 네이버와 언론사는 수십년간 뉴스 사용료인 전재료가 적절한지에 대해 수십년간 갈등을 겪었습니다

네이버는 2020년 4월부터 CP(contents provider)사인 매체에 뉴스 공급의 대가로 주는 전재료 제도를 폐지하고 네이버 뉴스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 지급으로 변경했습니다

※ 네이버는 2020년 11월부터 스포츠와 연예 매체에 대해서도 전재료 대신 광고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변경했습니다

네이버는 2000년 뉴스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네이버 뉴스에 인링크로 뉴스를 제공하는 매체에 대해 월정액을 지급하는 전재료 모델을 2020년 3월까지 계속해왔습니다

광고 수익 배분 모델은 뉴스 제공 계약이 종료될 때마다 전재료 협상을 해야 하는 포털 입장에서는 반드시 도입하고 싶어하는 모델이었습니다

네이버 광고 수익 배분 모델은 1. 네이버가 CP사에 제공하던 전재료와 2. 2017년 10월부터 도입한 플러스 프로그램을 통해 제공하던 연간 200억원의 구독 펀드와 광고 수익배분을 폐지하고 뉴스 페이지에서 발생한 광고 금액을 각 언론사에 네이버 뉴스에 대한 기여에 따라 지급하는 것입니다

다만, 각 CP사별로 일정 기간동안 지급받았던 전재료 + 플러스 프로그램 지급액 평균 금액을 3년간 최소 보장금(MG: minimum guarantee) 형태로 보장하게 됩니다

2023년 3월 이후에는 각 언론사들은 네이버 뉴스 광고에 대한 수익을 배분받게 됩니다

네이버는 뉴스에 대한 기여도 측정 기준을 6가지 팩터(순방문자 수, 기사 조회수, 언론사 채널 누적 구독자 수, 언론사 채널 순증 구독자 수, 재방문자 수, 100 조회수 이상의 소비기사 수)로 정했습니다

매체의 어뷰징을 막기 위해 NG(Not Good) 팩터를 통해 6가지 팩터로 발생한 배분 금액 중 일부를 삭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NG 팩터는 지금은 사라진 실시간 검색어 등을 통해 기사 품질이 좋고 나쁘다는 것을 네이버가 평가하는 것이며, 수익배분금액의 50%에 가까운 금액도 감액된다는 업계의 평가입니다

네이버, 광고 수익 배분 모델 도입으로 승리

네이버의 광고 수익 배분 모델은 궁극적으로 언론사와 수십년간 이어져왔던 뉴스 전재료 현실화 분쟁에서 승리하게 됐습니다

네이버의 광고 수익 배분 모델은 3가지 측면에서 네이버의 승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 승리 이유1 : 전재료 협상 종료

네이버가 매년 또는 수년에 한번씩 70여개의 CP사와 진행해야 했던 전재료 협상이 종료됐습니다

작은 매체의 경우는 네이버가 정해준 전재료로 만족하겠지만 저희가 알만한 큰 매체의 경우는 그렇지 않습니다

매체가 원하는 만큼 전재료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매체는 자사가 보유한 매체를 통해 네이버를 공격하기 시작하는 게 일종의 패턴처럼 진행됐습니다

매체들은 네이버가 자사 뉴스의 가치를 헐값으로 구매하고 있다는 적대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한 때는 2013년 조중동매한이 네이버 모바일에 기사를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조중동매한을 포함한 대부분의 주요 언론사는 네이버에 대한 문제점들을 파헤쳤습니다

2014년 10월부터 조선일보를 필두로 네이버와 모바일 계약을 체결했지만 당시 네이버가 거액의 전재료를 지급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이런 복잡한 전재료 협상이 종료된 것만으로도 네이버는 회사 차원의 위험요소를 헤지했다고 봅니다

네이버 승리 이유 2 : 뉴스 사용료 예산 증가 제한

네이버는 변경된 제도로 뉴스 사용료 예산을 뉴스 페이지의 광고 수익으로 제한했습니다

광고수익배분은 기본적으로 네이버 뉴스에서 발생한 만큼의 돈만을 CP사에 지급하겠다는 것입니다

3년간 유예한다는 조건이 있기는 합니다

네이버는 3년만 버티면 CP사에 지급해야 할 비용이 뉴스에서 발생한 수익 이내에만 한정한다는 큰 소득을 거둔 것입니다

네이버의 총 전재료 예산을 1억원이라고 가정하고 1년에 5%씩만 인상해 10년 후 전재료 예산은 1억6288만원으로 증가합니다

하지만 네이버가 10년이든 20년이든 광고수익배분 모델을 지킨다면 총전재료는 1억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가 뉴스 성과에 따라 각 언론사에 수익을 배분하는 모델은 언론사끼리 열심히 경쟁해 한정된 수익을 좀 더 차지하기 위한 제로섬 게임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포털 뉴스제휴평가위는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 제휴심사에 권역별 지역 언론사를 1개씩 선정하는 특별심사규정을 발표했습니다

최대 9개의 CP사가 지역에서 추가되는 것은 지역 균형의 논리에서 보면 좋은 발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광고 수익 배분 모델에서는 분위기가 미묘합니다

기존의 전재 계약이라면 새로운 CP사가 입점한다고 하더라도 별도 계약이기 때문에 기존 CP사가 신경쓸 일은 없습니다

광고 수익 배분 모델에서는 새로운 CP사가 입점하면 정해진 파이를 나눠서 가져야 한다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광고 수익 모델은 CP사들의 자사 이기주의를 한층 강화시켜 각사별 연대를 허술하게 만드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 승리 이유 3 : 오너 리스크 감소

세번째 이유는 첫번째와 비슷합니다만

전재 계약이 종료됐기 때문에 매체가 매년 네이버에 대한 비판을 할 이유가 감소했습니다

2017년 10월 MBC스포츠플러스는 네이버가 축구 연맹의 문자를 받고 뉴스 배치를 조작했다는 폭로를 한 후 이해진 창업주가 국정감사에 출석해 사과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2018년에는 드루킹의 댓글 조작 사건까지 나왔습니다

이해진 창업주의 국정감사 이후 사실상 네이버 내에서 뉴스를 서비스가 아닌 위기관리 요소로 판단하게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네이버라는 대그룹이 핵심 서비스가 아닌 부가적인 서비스인 뉴스 때문에 오너 리스크라는 위험에 노출되는 위기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네이버의 2020년 매출은 5조3000억원 수준입니다

뉴스 전재료는 전체 매출에서 5%에 한참 못미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꼬리가 머리를 흔드는 상항을 한시라도 빨리 정리하고 싶을 겁니다

물론, 여전히 네이버라는 플랫폼때문에 뉴스가 망했다고 생각하는 많은 언론사들이 있기 때문에 네이버는 여전히 불편한 상황에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네이버 광고 수익 배분 모델은 기존 CP사에 미니멈 게런티를 보장하는 기간은 2023년 3월까지입니다

2023년 3월 이후를 기존 CP사들은 걱정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CP사들은 네이버의 관대한 처분을 기다리거나 투쟁해야 할 수도 있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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