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페이스북은 뉴스 사용료를 지급할까

뉴욕타임스에 실린 미디어비평을 보고 포스팅합니다.

한국에서의 구글 뉴스 사용료 전망에 대한 글도 있습니다

그 동안 구글과 페이스북의 영향력에 무력했던 영미권 언론사들의 반격이 시작됐습니다.

이번엔 구글과 페이스북이 유일하게 두려워하는 정치권과 규제당국을 끌어들였습니다.

아마도 이번엔 구글과 페이스북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언론사가 만든 콘텐츠를 무료로 자사 플랫폼에 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고 이 주장은 지금까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플랫폼의 이런 주장에 수십 년간 투쟁한 언론사에 정치권이 저작권법 개정과 공정거래법 적용을 통해 힘을 더했습니다.

페이스북은 2019년 10월부터 뉴스 탭에 기사를 제공하는 미국의 언론사에 뉴스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구글뉴스 첫 화면
구글뉴스 첫 화면

정치권의 적극적인 개입

프랑스 정부의 언론산업 지원

“구글이 어떤 형태로든 어떤 콘텐츠에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은 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ISABELLE DE SILVA, PRESIDENT OF THE FRENCH COMPETITION AUTHORITY

페이스북은 프랑스 공정거래위를 의식해 언론사와 뉴스 사용료를 지급을 위해 협의 중입니다.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의 뉴스 사용이 본질적으로 자발적인 이용자들 행동이기 때문에 검색엔진과 다르다는 입장입니다.

프랑스는 작년 3월 검색 사이트와 소셜미디어 등에서 뉴스 콘텐츠가 사용되면, 해당 언론사가 그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저작권법을 EU 회원국 중 처음으로 비준했습니다.

프랑스의 종합 신문사 연합(APIG)과 잡지 편집자 협회 그리고 AFP통신은 작년 11월 구글이 유럽연합(EU)의 새 저작권법을 어겼다며 공정거래 당국에 구글을 고소했습니다.

이후 구글은 유럽의 구글 검색 결과에서 언론사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만 기사의 요약(snippet)을 보여주고 그 외에는 기사 헤드라인과 링크만 사용해 저작권법을 우회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2014년 스페인 정부와 갈등에서 만든 해법을 다시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자 프랑스 정부는 공정거래법을 이용합니다.

프랑스의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의 이 같은 양자택일적인 시도가 우월적 시장 지배력의 남용이라며 구글을 압박했습니다.

프랑스 공정거래위원회는 금년 4월 구글에 프랑스 언론사들과 뉴스 사용료 협상을 석 달 내로 시작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구글은 미국과 프랑스의 언론사와 직접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협의 중입니다.

독일 정부도 프랑스와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프랑스 사례는 유럽 전역으로 확대될 것 같습니다.

호주 정부의 언론 산업 지원

“글로벌 테크 회사는 국가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
호주 경쟁 및 소비자 위원회의 Rod Sims 위원장

호주 정부는 모든 국가 중 처음으로 구글과 페이스북이 언론사에 사용료 지불 협의를 명령하는 법안을 7월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호주 정부는 뉴스 가치를 평가하는 시스템도 함께 개발합니다.

호주 정부는 앞서 구글·페이스북이 전통 미디어의 콘텐츠를 사용하는 대가를 지불하도록 자발적 규약을 마련하도록 하는 방안을 두고 협상을 벌여왔습니다.

구글은 자발적 규약을 마련하기 위해 호주의 25개 언론사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페이스북, 주요 언론사에 뉴스 사용료 지급 결정

페이스북은 2016년 대선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사주인 마크 저커버그가 미 의회 청문회에 수차례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과 저커버그는 수 년 동안 언론 산업과 정치권의 융단폭격을 받게 됩니다.

특히 페이스북이 2018년 알고리듬을 변경하고 모든 언론사의 트래픽이 급락하면서 언론사들은 더욱 분개했습니다.

특히 Newscorp를 소유한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페이스북과 구글에 대해 싸움닭 역할을 합니다.

또한 루퍼트 머독은 자신의 언론사를 기반으로 미국, 영국, 호주 정계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 정치권을 언론사의 편으로 데려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2018년 5월까지 페이스북은 언론사에 뉴스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기존 입장을 고수합니다.

2019년 10월 페이스북은 뉴스 탭을 신설하며 언론사에 뉴스 사용료를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9년 10월은 저커버그가 미국 의회 청문회에 소환된 시점입니다.

이 청문회는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에 대한 청문회였습니다만 페이스북에 대해 벼르고 있는 의원들이 있었습니다.

이 청문회에서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은 고품질 저널리즘을 생산하는 언론사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We’re partnering with a lot of folks to build a news product that’s supporting high-quality journalism,”)

페이스북은 뉴스 탭에 참여하는 고품질 언론사에 매년 100만 달러에서 300만 달러를 지급한다고 합니다.

계약기간은 3년이라고 하고 고품질을 평가하는 주체는 페이스북입니다.

한 기사에 따르면 Facebook은 3년 프로젝트에 약 1억 달러 (1천100억 원)를 비용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처음 이야기가 나오던 회사 명단은 워싱턴 타임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버즈피드, CNN, Fox 뉴스, Meredith 사(피플 등 잡지와 지역 방송을 소유한 언론 재벌), Condé Nast(Vogue, GQ 등을 소유한 언론 재벌), Hearst(메트로 폴리탄 등 잡지와 신문, 방송을 소유한 언론재벌) 등이며 총 200여 개의 언론사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이 중 뉴스사용료를 지급 받는 언론사는 LA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워싱턴 포스트, 버즈피드, 비즈니스 인사이더, NBC뉴스, USA 투데이, 뉴욕타임스, Fox뉴스일 것으로 보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Fox 뉴스는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Newscorp 소속입니다.

이 정책이 호주와 영국도 확대된다면 Newscorp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수 있습니다. 루퍼트 머독의 싸움닭 역할이 보답을 받게 되는 것이겠죠.

페이스북 뉴스 탭-추천뉴스, 과학&테크, 비즈니스, 건강,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카테고리를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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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주요 언론사와 뉴스 사용료 지급 협의 중

구글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뉴스 검색하는 것을 도와줄 뿐이며 트래픽을 언론사에 제공해 가치를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글에 뉴스를 제공하기 싫다면 빠져도 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호주와 프랑스의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의 이 원칙을 공정거래법상의 우월적 시장 지배자의 권한 남용이라는 논리를 통해 깨뜨리게 됩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뉴스가 필요하지만 특정 언론사의 뉴스가 필요하진 않다. 이 때문에 플랫폼과 언론사 사이에 불균형이 일어난다.

이 불균형이 명확한 시장 실패를 불러오고 이는 저널리즘과 사회에 해로운 것이다.

호주 공정거래위원회

구글이 미국과 프랑스의 언론사와 뉴스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는 보도가 금년 2월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있었습니다.

위의 프랑스와 호주 사례에서 보듯 결국은 일부 언론사에 뉴스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향으로 몰리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2021년 3월3일 업데이트]

구글은 2020년 10월 구글 뉴스 쇼케이스를 통해 전 세계 언론사에 3년간 10억달러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021년 2월 22일 현재 구글은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 호주,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7개국 500개 언론사와 구글 뉴스 쇼케이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일하게 로이터 통신사이 글로벌 배포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잡설] 뉴욕타임스 Ben Smith의 구글에 대한 독설

뉴욕타임스의 미디어비평 담당기자는 Ben Smith인데요 독설가입니다.

버즈피드 편집장에서 뉴욕타임스 미디어 비평 담당기자로 처음 쓴 기사가 “뉴욕타임스, 미디어 산업의 독점기업이 되다”입니다.

한 때 경쟁자였던 뉴욕타임스를 신나게 까는 글을 썼고 나름 화제가 됐습니다.

Ben Smith는 구글에 대해 신랄하게 꼬집어댑니다.

“구글은 한 때 Salon의 대표였던 Richard Gingras를 앞에 내세워 화가 난 언론사 대표들에 진실의 본질과 인터넷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수년 간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금이 아직도 2003년인 것처럼 말이다

The company has taken a patronizing approach to publishers, fronted by a gray-bearded former Salon executive, Richard Gingras, who has for years delivered the same set of talking points to increasingly irate news executives about the nature of truth and the true value of the internet — as though the year was still 2003.

페이스북이 언론사들에 뉴스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는 반면 구글은 자사의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실험적 저널리즘에만 주로 보조금을 주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Ben Smith는 구글이 규제에 의해 위협받을 때 가장 관대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뉴스는 아이의 사진이나 유명인처럼 인기 있지는 않지만 정치인은 이를 챙긴다는 것을 플랫폼이 깨닫기 시작했다고 Ben Smith는 언급했습니다.

주요 참고 자료

뉴욕타임스 : Big Tech Has Crushed the News Business. That’s About to Change.

LA 타임스 : Facebook launches a news section — and will pay publishers

Ad Age.com : FACEBOOK NEWS DEBUTS WITH ‘FREE MONEY’ FOR PUBLISHERS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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