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9일 빅테크 독점기업 문제가 미국 하원 사법위원회의 독점금지 소위원회 청문회에 올랐습니다.
미국의 4개 빅테크 기업 CEO는 온라인으로 청문회에 참석해 독점금지 소위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했습니다.
2020년 7월 30일자 뉴욕타임스의 팟캐스트인 ‘The Daily‘는 이 청문회에 대해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이 최초로 독점금지 조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라며 소개합니다.
‘The Daily’의 분위기는 속이 시원하다는 뉘앙스로 보였습니다.
빅테크 독점기업 청문회 배경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즐거움가 좋은 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쁜 면에서도 큰 영향력을 가졌다고 인식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특히 트럼프 당시 대통령 후보의 정치 컨설팅을 맡았던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의 사용자 8천700만명의 정치 성향 정보를 얻어 선거에 부정하게 사용한 데이터 스캔들의 영향이 컸습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2020년 대통령 선거 연설에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이 경쟁을 해친다며 이들 기업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그리고 버니 샌더스 등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은 모두 빅테크에 대한 비판을 시작합니다.
2019년 6월부터 미국 법무부, 공정위, 각 주정부 검찰은 빅테크에 대한 독점금지 조사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2020년 7월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의 CEO를 대상으로 빅테크 독점기업 청문회가 열린 것입니다.
빅테크 기업 청문회의 핵심이슈
빅테크에 대해 적용될 법안은 1890년부터 입법되기 시작한 독점 금지법들(anti trust laws)입니다.
이 법의 핵심은 독점기업이 시장의 경쟁을 막아 소비자의 이익(welfare)을 침해하는지 여부입니다.
미국 의회 독점금지 소위 하원의원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 구글은 검색과 온라인 광고 부문에서,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 부문에서, 애플은 앱 시장에서, 아마존은 전자상거래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사업자다.
- 빅테크 독점기업은 자사의 우월적인 위치를 이용해 경쟁자를 방해하고 이 같은 행위는 소비자의 이익을 해치게 된다.
따라서 1994년 미국 담배회사들에 대한 독점금지 청문회를 기점으로 담배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각종 개혁과 벌금 등의 조치가 이어진 것처럼 빅테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빅테크 독점기업 혐의에 대해 CEO들은 각각의 기업들은 살아 움직이고 경쟁적이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일부분일 뿐이고 미국 경제에 위협이 되는 독점기업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아래는 이번 청문회 풍경입니다.
독점금지 소위는 9월 정도 최종 보고서를 발행해 권고사항을 명시하고 의회에서 규제 입법에 대한 논의를 할 계획입니다.
구글의 혐의
구글은 인터넷에서 정보 검색(discovery) 분야의 독점적 기업입니다.
구글은 검색과 온라인광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우위를 이용해 경쟁자를 제거하고 지배적인 위치를 유치하려는 혐의(accusation)를 받고 있습니다.
구글은 자사의 사업을 위해 콘텐츠를 훔친다는 혐의도 동시에 받고 있습니다.
일례로 식당 리뷰사이트인 Yelp에서 콘텐츠를 훔쳐 다른 구글 서비스에 이용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한 구글이 구글 서비스를 위해 검색 결과를 조작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구글이 가두리 정원(walled garden) 내에 사용자가 구글의 서비스를 최대한 이용하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구글은 검색엔진이라는 중요한 관문을 통제해 경쟁자를 배제한다는 것이 독점금지 소위의 논리입니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Yelp 건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구글은 가장 높은 기준을 가지고 행동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사실 서구 신문산업은 구글을 신문 몰락의 주역으로 비난하고 미워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정직한 기업에서 콘텐츠를 도둑질한다는 개념은 사실 서구 언론사들이 수십 년간 주장해온 내용입니다.
이 같은 인식은 보수신문과 진보신문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인식은 서구 신문과 방송이 끊임없이 정치권에 확산시키려고 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구글은 이번 청문회의 집중 타겟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혐의
페이스북은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인 소셜네트워크 부문을 지배하는 기업입니다.
페이스북은 소셜네트워크의 독점기업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인스타그램(2012년), 왓츠앱(2014년) 등 경쟁자를 인수했으며 이같은 행위는 경쟁을 무력화시킨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 인터넷 매체는 지난 29일 마크 저커버그가 당시 CFO였던 데이비드 에버스만에게 보낸 이메일을 공개했습니다. 인스타그램 인수가 페이스북의 경쟁자를 무력화하고 페이스북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힌 이메일입니다.
법사위원장은 이 이메일을 토대로 페이스북의 행위가 독점금지법을 위반한 반경쟁적인 인수합병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경쟁자이면서도 서비스를 보완할 수 있는 대상으로 봤으며 미국 공정거래위원회(FTC : Federal Trade Committee)도 이를 승인했기에 문제 없다는 변론을 펼쳤습니다.
수십억명이 이용하는 경쟁자가 있기 때문에 페이스북이 소셜네트워크 분야의 독점적 기업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위에서 말한 경쟁자는 틱톡과 유튜브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페이스북은 2016년 미국 대선에 엄청난 부정적 효과를 일으킨 원죄가 있기 때문에 향후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알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존의 혐의
아마존은 아마존 앱을 운영하는 플랫폼 사업과 소매사업을 동시에 운영합니다. 플랫폼사업자로서의 위치를 남용해 자사의 제품이 입점기업의 제품보다 더 잘 팔리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아마존은 입점기업의 데이터를 이용해 인기제품을 자체 브랜드로 생산해 아마존앱에 우선노출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제프 베조스 CEO는 아마존은 독점기업이 아니고 월마트, 코스트고, 타깃, 중국의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 시장에 많은 경쟁자들이 있다고 항변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업적인 결정을 내릴 때 입점기업의 데이터에 접속했는지 묻는 질의에는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애플의 혐의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경쟁자를 배제하고 앱 개발사가 높은 수수료(평균 30%)를 지급하도록 강요한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팀 쿡 애플 CEO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엘지, 구글 등의 경쟁자가 있으며 독점기업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애플은 개발자들의 시장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미국 독점금지법은 무엇인가
미국의 독점금지법(anti trust laws)들은 1890년 셔먼법(Sherman Act)를 필두로 1지속적으로 입법되기 시작했습니다.
1900년대는 철강, 철도, 석유, 설탕 등의 업종에서 탄생한 독점기업의 폐해가 자유로운 경쟁을 해치면서 자본주의를 위협했기 때문입니다.
독점금지법의 기본 취지는 경쟁을 막는 행위와 소비자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막는 것입니다.
독점금지법을 적용받아 회사가 분리된 경우들이 꽤 있습니다.
석유회사인 스탠다드 오일은 1911년 30개 회사로 분할됩니다.
통신사인 AT&T는 1982년 8개 회사로 분리하라는 판결을 받습니다.
마이크로 소프트도 1998년 익스플로러 브라우저를 끼워판다며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기소된 후 2개 사업부문으로 분할될 뻔 했습니다.
독점금지법에 잘못 걸리면 회사가 분리되거나 막대한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거대기업들은 이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빅테크 기업들은 자사가 독점기업이 아니라고 계속 변호해야 했습니다. (끝)
거북이 미디어 전략 연구소장은 미디어의 온라인 수익화와 전략에 주요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Publisher side에서 2015년부터 모바일과 PC 광고를 담당했습니다. 2022년부터 국내 포털을 담당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