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의미의 뉴스통신사(news agency)는 뉴스를 수집 또는 자체 제작해 신문과 방송 등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제공하는 것을 주요 기능으로 하는 일종의 뉴스 도매상(wholesaler)입니다.
뉴스의 수집과 생산, 전달을 주요 업무로 하는 뉴스통신사는 뉴스의 신속한 전달이 생명입니다.
초기의 뉴스통신사는 전신 등 통신 기술의 발달과 함께 성장해았습니다.
세계 대표적인 3대 뉴스사 중 미국의 AP통신의 최근 위기와 동향을 정리합니다.
주요 정리기간은 AP통신이 최고 매출을 달성한 2008년 이후부터 2020년까지입니다.
AP통신 요약
AP통신은 2006년 이전부터 신문보다는 포털, 소셜미디어 등 뉴미디어 부문의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 개발과 홈페이지 개편 등 자사의 B2C 사업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일례로 AP통신이 2004년 새롭게 출시한 AP Financial News 서비스의 첫 번째 고객사는 야후였습니다.[1]
AP통신은 2009년과 2010년 신문사의 집단 해지 사태를 겪으며 신문사 상생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한 것으로 보입니다.
AP통신은 신문사 상생을 위해 2011년에 iCircular라는 신문사를 위한 디지털 전단지 사업을 진행하거나 회원사에서 인용한 기사에 링크를 넣어 회원사가 트래픽을 가져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2]
(AP통신은 신문사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회원사의 특종 기사를 크레딧만 밝히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2019년엔 신문을 위한 데이터 저널리즘 API, 2020년엔 지역 신문의 기사 공유 시스템 등을 개발해 공개합니다.
AP통신은 AI 기사 작성, 인터뷰 음성과 영상에 대한 자동 텍스트 변환 등과 자사의 강점이 없는 분야는 전문 기업과 협업해 왔습니다.
또한 소셜미디어와 포털에 기사를 제공하고 전재료를 받거나 블록체인 미디어 Civil과 협업, 자사 홈페이지에 온라인 광고 시작, 네이티브 콘텐츠 제작 등 전재 수입 외 수익 다각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건 AP통신이 2008년 이전부터 웹사이트 검색 최적화 작업을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AP통신은 신문사에 전재료 10% 인하를 할 경우 신문사 웹사이트의 눈에 보이지 않는 태그를 붙이도록 했는데 이것은 당시 유행하던 검색 최적화 방법이었습니다. [3]
AP통신의 위기
미국의 AP통신은 세계 3대 통신사 중 하나였지만 미국 신문 산업이 몰락하며 2009년과 2010년 신문사 전재료를 인하합니다.
이후 AP통신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다시는 2008년의 매출액7억4천700만 달러를 회복하지 못합니다.
AP통신에 대한 신문의 불만 폭발(2006년부터)
AP통신에 대한 미국 신문사들의 불만과 질투는 하늘을 찌를 지경이었습니다.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 신문 광고 매출은 25% 감소했지만 AP통신은 2007년 7억1천만 달러의 매출액과 2천400만 달러의 당기 순이익을 올려 최고 실적을 기록했습니다[5].
또한 AP통신은 전통적으로 집중했던 신문사를 위한 속보 생산을 줄이고 야후와 구글 같은 포털과 자사 사이트를 위한 특집 기사, 탐사 보도, 분석 보도를 늘려 신문사의 반발을 샀습니다.
AP통신이 신문 산업을 파괴하는 인터넷 포털 등에 기사를 제공하고 B2C 사업을 진행해 자사의 이익만 챙긴다는 것이 미국 신문 입장입니다.
신문사는 AP통신이 진행한 신문 상생 방안들의 의도를 의심했습니다.
이 같은 기조 때문에 2009년 여름 일부 지역 신문사들은 AP통신을 해지하거나 상호 콘텐츠 교류를 통해 전재 계약 해지 의도를 보였습니다.
AP통신에 대한 신문사들의 집단 계약 해지 움직임은 2009년부터 AP통신을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전재료 인하(2009년, 2010년)
AP통신은 미국 신문의 경영 어려움 때문에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신문 전재료를 동결했습니다.
하지만 2007년부터 시작된 금융 위기로 신문 광고 매출은 더욱 하락하게 되고 신문사의 전재료 인하 요구도 더욱 거세 집니다.
AP통신은 2009년 전재료를 10%(연 3천만 달러) 인하했지만[6] 신문사들의 집단 해지 움직임이 계속되자 2010년 추가로 전재료를 인하합니다.
신문 부문 전재료는 2007년 2억1천500만 달러에서 2017년 1억1천700만 달러로 절반 가까이 하락합니다.
로이터통신 등 경쟁사 등장(2010년)
2007년 Thomson사와 합병한 로이터통신은 2010년 ‘Reuters America’라는 미국 언론사용 서비스를 시작해 AP통신에 불만 있는 미국 신문사 계약을 추진합니다.
미국의 유력 신문 기업 Tribune사는 2010년 로이터통신과 연 400만 달러에 전재 계약을 체결해 로이터통신의 미국 내 첫 번째 일간지 전재 계약사가 됩니다. [7]
Tribune 사는 2015년 1월에 AP통신과 재계약 합니다.
CNN은 2010년 여름 AP통신과 전재 계약을 종료하고 CNN wire라는 서비스를 시작해 신문사와 방송사 영업에 나섭니다.
AP통신의 연간 매출액은 2008년 7억4천800만 달러로 최고치를 달성했지만 신문사의 반란 이후 2010년에 6억3천100만 달러로 16%(1억1천만 달러) 감소했습니다.
아래는 AP통신의 미디어 부문별 매출 추이입니다.
AP통신의 위기 극복 시도들
40개 주요 신문사와 함께 디지털 쿠폰 iCircular 개발(2011년)
신문사 집단 해지 요구로 전재료를 대폭 인하한 AP통신은 신문사 관련 상생 사업을 발굴합니다.
AP통신은 뉴욕타임스, LA 타임스 등 40여 개 주요 신문사의 일요일 판에 들어가는 쿠폰을 디지털로 함께 제공하는 iCircular 베타 서비스를 2011년 9월 출시합니다.
iCircular는 참여하고자 하는 신문사가 자사 앱에 iCircular 메뉴를 추가하는 방식입니다.
이 서비스는 당시 위협적으로 신문 광고 영역을 위협하던 디지털 쿠폰 업체 Groupon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iCircular는 2012년 말까지 약 180개 신문사 앱에 설치됐습니다.
AP통신은 2012년 말 iCircular를 워싱턴포스트 등 12개 주요 신문사가 총5천만 달러를 출자한 Wanderful Media라는 회사에 1천만 달러 미만의 금액에 매각했습니다.
HD 영상, 5:5 수익쉐어 방식으로 신문사 온라인에 제안(2012년)
AP통신은 HD 영상을 기존의 전재료 추가 지급이 아닌 수익쉐어 방식으로 신문에 제공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PUTT가 최초로 계약 체결했습니다.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문들이 더 이상 전재료를 낼 생각도 재정적 여력도 없기 때문입니다.
웹사이트 온라인 광고 시작(2013년)
AP통신은 처음으로 온라인 광고 팀을 조직하고 마케팅 및 광고 담당 부사장을 인터넷 신문 Mashable에서 영입했습니다.[8]
모바일 영상 스타트업에 투자(2013년)
AP통신은 2000년부터 사용자 제작 영상을 제공하는 Bambusher라는 스타트업에 25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Bambusher는 모바일 영상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서비스하는 회사입니다.
AP통신은 이 스타트업의 영상 기술 외에도 사용자 제작 영상을 취재에 사용해 왔습니다.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 부서 설립(2015년)
AP통신은 2015년 10월 AP Content Services라는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 부서를 설립합니다.
2016년부터는 네이티브 콘텐츠 수주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외부 업체와 함께 영업하고 있습니다.[9]
(실패) Social Newswire 서비스 시도 (2017년)
SNS 위기 관리 모니터링 회사인 SAM과 협업해 Social Newswire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종료했습니다.
Social Newswire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User Generated Contents)를 AP통신이 팩트체크 한 후 전 세계 고객사에 제공하는 서비스였습니다.
AP는 2015년부터 SAM 서비스를 이용했으며 지분도 보유했다고 합니다.
AI 기사 제작(2014년~ )
AP통신은 Automated Insight라는 회사와 협업해 2014년부터 AI 기사 제작을 추진했습니다..
AP통신은 기업 실적 뉴스와 스포츠 뉴스에 AI 기사 제작 역량을 집중해 왔습니다.
기업 실적 뉴스와 스포츠 뉴스는 기사 포맷이 비슷해 자동화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2015년 AP통신의 기업 실적 뉴스는 전년에 대비해 2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AP통신은 2016년 마이너 리그 기사, 2019년 축구 메이저리그, 대학 남자 농구 기사를 AI로 제작했습니다.
요즘엔 일상적인 기사 일부를 자동화한 후 통찰력과 인터뷰가 필요한 부분만 기자가 추가 작성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Macy’s 백화점 실적 관련해 AI와 기자의 협업 기사 예시입니다.
Macy’s weak earnings reflect more trouble at malls
취재 영상과 녹음 파일의 자동 텍스트 변환(2018년)
AP통신은 취재 영상과 녹음 파일의 자동 텍스트 변환 서비스를 도입해 음성을 타이핑하는 시간을 줄이고 남는 시간을 에디팅에 좀 더 투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10]
[실패] 블록체인 미디어 Civil와 제휴(2018년)
AP통신은 2018년 8월 블록체인 미디어 Civil과 제휴를 통해 1. AP통신의 뉴스를 Civil에 서비스하는 언론사가 전재 계약할 수 있도록 하고 2. Civil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AP통신 뉴스의 유통 경로와 저작권 침해를 추적하며 3. Civil이 추후 발행할 토큰을 지급받도록 했습니다.[11]
Civil은 2018년 10월 CVL이라는 암호 화폐 공개(ICO: Initial Coin Offerings)에 실패하고 2020년 6월 서비스를 종료합니다.
AP통신으로서는 큰 자원 낭비 없는 투자였다는 생각입니다.
[종료] 페이스북 팩트체크 파트너십 종료(2019년)
AP통신은 2016년 12월부터 진행했던 페이스북 팩트체크 파트너십을 2019년 종료합니다. [12]
AP통신이 이를 종료한 이유는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AP통신과 함께 했던 팩트체크 사이트 ‘Snopes’는 페이스북이 홍보에만 관심을 가지고 팩트체크에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이를 종료한다고 밝혔습니다.
AP통신과 함께 참여했던 Snopes는 팩트체크에 대한 대가로 페이스북에서 2017년에 10만 달러, 2018년에 40만 달러를 수령했습니다.[13]
AP는 더 많은 금액을 받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온라인 신문 제작 시스템 회사 TNP와 계약(2018년 5월)
AP통신은 인터넷 신문 제작 시스템을 언론사들에 서비스하는 TNP(The News Project)와 계약해 언론사들이 자사 콘텐츠를 전재 계약해 사용할 수 있도록 제휴 협약을 맺었습니다.[14]
TNP의 사업 모델은 워싱턴포스트의 ARC 기사 제작 시스템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한국의 인터넷 신문 사이트 전문 구축업 체인 앤디소프트와 비슷한 사업을 한다고 보면 될 듯 합니다.
AP통신이 좀 더 적극적으로 신문 고객사를 찾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지역 언론에 데이터 저널리즘 API 공유 시작(2018년)
AP통신은 2015년 비영리 조직인 Knight재단에서 40만 달러를 지원받아 데이터 저널리스트를 추가 고용하고 지역 데이터 저널리즘을 도울 수 있는 API를 만들었습니다.
AP통신은 2018년부터 자사와 계약한 지역 언론이 데이터 저널리즘 기사를 제작할 수 있는 API(data.world)를 개발해 무료로 제공합니다.[15]
2018년 300여 개의 지역 언론이 이 데이터를 활용해 1천400여 건의 기사를 작성했다고 합니다.
–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는 특정 프로그램의 데이터에 다른 프로그램이 접근할 수 있도록 미리 정한 통신 기술을 말합니다.
지역 신문 뉴스 공유 서비스 개발(2020년)
AP는 구글(Google News Initiative)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지역 신문이 서로 자사 뉴스와 취재 일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AP Story Share 서비스를 개발했습니다.
2020년에 뉴욕 지역부터 시험적으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역 신문에 콘텐츠만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고객사를 잡아두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AP Story Share
[부록] 뉴스통신사의 위기
신문 방송의 위기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따라서 뉴스통신사의 전재 계약 금액은 하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해외에서도 전재료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뉴스통신사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20년 3월 호주 AAP통신 폐간 발표
2020년 3월 호주의 종합통신사인 AAP통신이 2020년 6월 폐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31]
AAP통신의 Bruce Davidson 대표는 전재 계약의 감소와 구글 같은 플랫폼의 무료 기사 유통 때문에 더 이상 회사를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AAP통신은 2019년 6천600만 호주 달러(520억 원)의 매출과 93만 호주 달러(7억3천만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2018년엔 1천만 호주 달러(82억 원)의 손실이 있었다고 합니다.[32]
AAP통신의 폐간 결정 이유는 전재 계약사의 감소와 전재 계약 매출의 하락 때문입니다.
AAP는 6월7일 후원자 컨소시엄에 인수됐습니다. AAP통신에서 75명 정도의 편집국 인원과15명 정도의 일부 엔지니어들 및 지원 조직만을 인수하고 나머지 조직은 기존 주주에 소속돼 계속 운영됩니다[33].
폐간한 통신사들
2015년 3월 남아공의 국내 통신사 The South African Press Association (Sapa) 폐간[34]
2011년 뉴질랜드의 국내 통신사 the New Zealand Press Association 폐간[35]
[2] AP will link back to newspapers who get scoops
[3] Some Papers in Financial Trouble Are Leaving the A.P. to Cut Costs
[4] AFP and KBS forge new strategic partnership
[5] Some Papers in Financial Trouble Are Leaving the A.P. to Cut Costs
[6] CNN Pitches a Cheaper Wire Service to Newspapers
[7] What Reuters’ new wire service means for Tribune, AP, journalism
[8] The AP’s Budding Ad Business
[9] AP continues its push into native advertising with Nativo
[10] AP to automate video, audio transcription with Trint
[11] The Associated Press signs on with journalism blockchain startup Civil
[12] Key fact-checkers stop working with Facebook
[13] Things to know about how we operate
[14] Exclusive: New publishing tech company partners with AP
[15] The AP is using data journalism to help strengthen local newsrooms
[16] Reuters nixes Next: Failed redesigns and the challenge of expanding a digital audience
[17] Reuters Launches Web TV Channel, Bringing 10 New Original Shows To YouTube
[18] YouTube halts funding for WSJ and Reuters channels; Reuters cuts positions
[19] Reuters TV plots expansion after dropping paywall
[20] Editor’s note: Reader comments in the age of social media
[22] Reuters’ new automation tool wants to help reporters spot the hidden stories in their data
[23] Reuters new app focuses on total time spent
[24] Video news startup Stringr raises $5.75M from Thomson Reuters and others
[25] Reuters Uses AI To Prototype First Ever Automated Video Reports
[26] AFP’s online interactive agenda goes live
[27] AFP launches its new API, AFP Content API
[28] 2018, a year of conquest through innovation: AFPTV live select for tv networks and digital media
[29] AFPData, a project featuring AFP and three partners, is selected for Google DNI funding
[30] AFP launches AFPTV Sports, a new video offer dedicated to sports news
[31] Australian Associated Press to shut down after 85 years
[32] News Corp and Nine did not want to subsidise news service for competitors, AAP staff told
[33] The newswire division of Australian Associated Press is set to continue to operate with new owners.
[35] NZPA closing after 132 years
거북이 미디어 전략 연구소장은 미디어의 온라인 수익화와 전략에 주요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Publisher side에서 2015년부터 모바일과 PC 광고를 담당했습니다. 2022년부터 국내 포털을 담당하게 됐습니다.